2014년 8월 25일 월요일

Onda 케이블 리뷰 - 하이파이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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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은선의 극한을 추구한 명작 
ONDA Reference2 XLR
• 작성자 : 이종학   • 등록일 : 2014년 8월 7일 목요일  • 조회수 : 1,505 •
지난번 CES에서 벌어진 일이다.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베네시안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보노오디오를 주재하는 김진우 사장을 만나게 되었다. 한데 오랜만에, 그것도 객지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케이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원래 좀 괴팍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무슨 케이블 병이 도저서 그러는가 싶기도 했다. 이때 온다라는 레이블에 대해 좀 듣기는 했다. 하지만 워낙 행사에 바빠서 제대로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실제로 제품을 들고 왔지만, 들어볼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몇 가지 단서는 매우 신선하고 또 의미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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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컴포넌트 중에서 케이블이라는 것이 어떤 이론을 설정했을 때, 즉각적으로 도입이 가능하고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다. 앰프나 스피커처럼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디자이너들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김사장은 바로 온다가 추구하는 이론적 배경에 깊이 공감하는 눈치였다. 워낙 기발하고 또 재미있는 제품을 주로 다루는 분이라, 이렇게 흥분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싶었다. 그러다 최근에 “Reference 2 MK2”라는 다소 긴 이름의 밸런스 케이블을 리뷰하게 되었는데, 일단 소리부터 들었다. 실제 듣고나서 괜찮아야 호기심이 생기는 것 아닌가? 한데 들으면 들을 수록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말 그대로 합격점을 줄 만했다. 과연 김사장답군, 하는 느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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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역이 넓고, 빠르면서, 은선 특유의 해상도와 투명함이 발군이었다. 그러면 쉽게 피로해질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고품위한 음색까지 가미되어 흔히 말하는 “고급 소리”가 나왔다. 별다른 흠을 잡기 힘들만큼 밸런스나 음의 가닥추림이 좋았다. 어지간한 플래그쉽 케이블과 비교해서 별로 뒤떨어지지 않은 인상이다. 이렇게 음이 매력적이다 보니, 그 이론적인 배경이 궁금해졌다. 사실 요 근래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룬 분야는 케이블이고, 그에 따라 무수한 와호장룡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이 뱀장사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닌 것이다.

또 최근에 와서 큰 흐름 중의 하나는, 케이블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나 노하우가 널리 알려지다 보니, 일종의 애호가 입장에서 케이블을 설계하는 일도 많아졌다. 그런데 그들의 “황금의 귀”는 부엉이보다 더 정확하고 또 음악적이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분야도 일종의 완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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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케이블의 특징은, 비교적 굵은 은선을 쓰면서도, 그 단점을 적절하게 커버한 데에 있다고 본다. 순도는 4N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6N이니 7N이니 하는 것은 과학적 허구에 속한다.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4N이 한계다. 그런데 이 컨덕터를 쓴다는 것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단 단선의 구조에다 그 자체가 굵고 또 그 소재가 은이라는 것이다. 이 각각이 가진 장단점이 있는 바, 어떻게 하면 그 장점들을 추려 모아 최고의 성능을 얻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대책이 온다 케이블만의 기술력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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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굵기라는 측면에 대해 살펴보자. 선이 굵을 수록, 그 속에 전류를 함유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다. 당연한 이치다. 이를 “캐패시터”(Capacitor)라고 부른다. 앰프나 스피커의 크로스 오버에 사용하는 캐패시터의 역할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반대로 굵기가 작아질 수록 캐패티터의 양도 줄어든다. 그런데 이렇게 캐패시터가 많아진다면, 그 자체가 신호의 원활한 흐름에 방해를 준다. 이 또한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게 신호의 흐름을 억제하는 것을 “저항”이라고 부르는데, 말하자면 캐패시터가 높아질 수록, 저항값도 올라가는 것이다.

이렇게 쓰면, 선이 가늘수록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오산이다. 우선 굵은 선의 경우, 표면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넓다 보니 저역의 흐름이 비교적 용이해진다. 하지만 표면을 타고 흐르는 중고역의 스피드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어서, 어딘지 모르게 흐리멍텅한 음이 될 수 있다. 가는 선은 그 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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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방지하기 위해, 은선에 다른 소재를 함유하거나 혹은 가는 심선을 여러 가닥 동원하거나 컨덕터의 모양 자체를 바꾸는 등, 메이커마다 쓰는 방법론이 한 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 음이 모두 달라서, 그 각각이 해당 메이커의 아이덴티티가 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을 쫓아서 바꿈질을 하다보면, 뱀장사의 먹이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

그런데 이 회사는 GVT(growth Vortex Technology)라는 기술로 우선 이 부분을 극복하고 있다. 이것은 전기가 흐르면 자기장도 아울러 발생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하에 만들어진 기술이다. 그 골자는 음성 신호가 흐르는 방향과 90도의 각을 이뤄서 발생하는 자장과 커런트를 음성 신호가 흐르는 방향과 평행이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일종의 자장 컨트롤인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방법이 투입되고 있는데, 그 기술만 소개하자면 한이 없고, 그중에 컨덕터에 있어서 은과 팔라디움을 적절히 혼합하는 부분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사실 은과 팔라디움은 반자성체 물질로, 그런 성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자장의 조절에 이용하는 것이다.

또 컨덕터와 커넥터간의 연결에 있어서, 자체 생산한 은 핀을 쓰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경우, 컨덕터와 커넥터의 서로 다른 재질에서 오는 이질감을 은 핀으로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런 수법은 일체의 납땜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아울러 갖는다. 단순히 은선과 커넥터를 납땜으로 연결했을 때보다 약 20% 정도 더 신호 전송이 좋아진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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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딩 처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단순히 외부의 진동이나 영향에서 보호하는 단계를 지나, 그 자체에 미세한 전기를 만들어지게 해서, 그게 케이블 내에서 이뤄지는 전자의 움직임을 보다 안정화시킨다는 효과를 얻는다. 

그밖에도 언급할 기술이 한 둘이 아니지만, 이쯤해두고, 이제 본격적인 시청평으로 들어가겠다. 이를 위해 동급 가격대의 케이블을 동원해서 일종의 AB 테스트를 했는데, 과연 본기가 가진 실력은 남다르다고 할 만했다. 그 내용을 차근차근 기술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트라이앵글의 델타, 프리와 파워는 스펙트럴의 DMC 33SS와 DMA 360, 소스는 오렌더 네트웍 플레이어와 브리카스티 M1의 조합이다. 참고로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카라얀 지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힐러리 한(바이올린) 휴 볼프(지휘)
-Diana Krall 《The Look of Love》
-롤링 스톤즈 《Love in Vain》
우선 비교 시청을 하기 전에 생각한 것은, 워낙 트라이앵글과 스펙트럴의 조합이 좋은 데다가 매칭 케이블도 실력기라 과연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싶었다. 만일 그 차이가 미미하다면 온다의 각종 이론은 그냥 이론에 불과할 것이고, 혹 차이가 크다면 뭔가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결과가 된다. 정말 흥미진진한 청취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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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첫 곡으로 베토벤을 듣자마자 바로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바탕 총주의 회오리가 몰아친 다음 등장한 바리톤의 당당함. 마치 선언을 하듯 노래할 때 주변의 공기마저 변하는 듯하다. 자세히 들어보면 코러스의 경우 보다 구성원의 위치가 세세하게 보이고, 악단과 명확하게 구분된다. 특히 여성 코러스의 화려함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분해능이 빼어나면서 이를 과시하지 않고 적절한 밸런스로 멋지게 마무리짓고 있다. 케이블이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멘델스존의 경우, 보다 뒷배경이 깨끗해지고, 무대가 넓어진 듯하다. 바이올린이 한참 고역으로 치고 올라갈 때에도 여유가 느껴지며, 오케스트라는 적절한 무게감을 갖고 빠르게 움직인다. 전체적으로 음성 신호의 전달이 보다 원활해진다는 느낌이다. 이전에 감지할 수 없었던 디테일이 살아나, 정보량이 꽤 는 것 같다. 특히, 가볍고 나긋나긋한 풋워크는 한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를 보다 강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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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크롤을 들으면, 우선 발음의 명료도가 증가한다. 같은 “look”을 발음해도 “K”에 보다 힘이 들어가 있다. 반면 유연할 때는 한없이 부드러워진다. 그러므로 표현력이라는 측면에서 발군의 신장이 이뤄지고 있다.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 사라지면서, 심지가 곧고,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훨씬 올라간 음이 나온다. 화사하면서 럭셔리한 느낌은, 본 케이블이 가진 또 다른 미덕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스톤즈를 들으면, 록 특유의 활기를 사실적으로 드러내면서 일체 과장이 없다. 사실 이것은 발라드 넘버다. 어느 정도의 서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부분에서 절묘하게 감성을 자극한다. 드럼의 타격감이나 기타를 긁을 때의 시원함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거나 거친 느낌이 없다. 어쿠스틱 기타-일렉트릭 기타-만돌린 등 세 개의 악기가 함께 어우러질 때엔 황홀할 정도. 정말로 세련되면서 달콤한 느낌까지 전달한다. 이런 공력은 흔치 않아 계속 집중하며 듣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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